[아는 기자]쇠고기 법카·대리 처방…지지율 영향 미칠까?

2022-02-03 3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부 송찬욱, 사회부 공태현 기자와 조목조목 따져보고 짚어보겠습니다.

Q. 먼저 송찬욱 기자, 김혜경 씨 의혹과 관련해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대응이 정리가 된 것 같아요.

이재명 후보의 입장문을 보면 크게 3가지 메시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이 후보 본인과 부인 김혜경 씨의 잘못은 없다는 겁니다.

[그래픽]
오늘 입장문 한번 보시죠. 첫 문장부터 '직원의 일'이라고 써놨습니다.

나도, 배우자도 몰랐던 일이라고 주장하는 거죠

Q. (찬욱) 그런데 사과를 했잖아요. 그럼 뭘 잘못했다는건가요?

"직원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도의적 책임은 인정한다, 이런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Q. (찬욱)본인들 잘못은 없다는 거네요. 그럼 입장문에 담긴 두번째 메시지는 뭔가요?

김혜경 씨의 대리처방 의혹, 자칫 법적 책임까지 질 수 있는 사안인데요. 

이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선을 그은 겁니다.

대신 7급 공무원 A씨에게 지시한 배모 씨가 "내가 복용했다"고 주장하고,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들은 "김 씨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을 뿐입니다.

세번째 메시지는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한 건데요.

경기도 감사관실에 감사를 청구하는 것으로 논란을 일단 스톱 시키겠다, 이런 의도가 읽힙니다.

잘잘못 여부는 감사 결과를 보고 따지자, 그러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왈가왈부하지 말자는 겁니다.

이 후보가 몸담았던 경기도의 자체 감사결과, 대선이 끝난 뒤에나 나올 수 있거든요.

셀프감사로 시간벌기를 하려한다는 국민의힘의 비판, 이런 배경에서 나온겁니다.

Q3 (태현) 감사를 받는다고 하는데, 공 기자, 법인 카드는 원래 도지사라도 개인으로 쓰면 안 되는 거죠?

네. 법인 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이용했다간 공금 횡령이 될 수 있는데요.

전 7급 비서 A씨에 따르면 쇠고기를 사고 결제할 때 쓴 이 카드는 경기도청 의전팀 법인 카드였다고 하고요.

A 씨는 일단 개인카드로 선결제를 한뒤 다음날 점심 때쯤 찾아가 전날 결제를 취소하고 이 법인카드로 재결제를 했습니다.

구매 대금은 12만 원을 넘지 않았다는데 보통 의전팀이 식사하고 결제할 때 쓰는 카드인데 의전팀 인원수에 비례해 일 최대
12만 원까지 쓰는 카드라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쇠고기를 12만 정도 사라고 한 이유 법인 카드의 하루 사용 최대치에 맞추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Q4 (태현)보면, 배 씨나 A 씨도 마구 쓰면 안 된다는 걸 알았던 것 같아요. 의심받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보이죠?

네.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정황들이 그런데요.

배 씨는 쇠고기 구입을 지시할 때 12만 원을 안넘기려고 비싼 안심이 아니라 다른 부위를 섞으라고 A 비서에게 지시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통화 내용 들어보시죠.

[배모 씨 / 경기도청 5급 공무원(당시)]
"안심하고 등심하고 섞어서 해달라고 그러고."

[A 씨 / 경기도청 7급 공무원(당시)]
"가격이 그런데 12만 원 넘는다고 그러면 그래도 시켜요? 어떻게 할까요."

[배모 씨 / 경기도청 5급 공무원(당시)]
"12만 원 어치 (고기) 잘라달라고 그래봐."

처음에 A씨가 고깃값이 11만 7천 900원이 나온다고 보고하자 100원 단위를 날려라, 절삭하라고도 지시합니다.

[배모 씨 / 경기도청 5급 공무원(당시)]
"7천 원. 8천 원. 8천 원으로 긁어요."

[A 씨 / 경기도청 7급 공무원(당시)]
"얼마요? 여보세요."

[배모 씨 / 경기도청 5급 공무원(당시)]
"백 원짜리 단위 떼라고!"

[A 씨 / 경기도청 7급 공무원(당시)]
"네. 알겠습니다."

보통 식당에서 여럿이 식사를 하면 식사비 총합이 100원 단위로 나오진 않잖아요.

결제금이 100원 단위면 식사비가 아닌 걸로 나중체 의심 받는 걸 피하려 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Q5 앞서 리포트 보면, 배 전 사무관이 통화 과정에서 예전에 카드깡을 했다는 말도 나오던데, 그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네. A 씨와 배 씨의 통화를 보면 김혜경 씨 집에 가져다 놓을 쇠고기나 초밥을 법인 카드로 구매하는 과정에서 카드깡이라고 표현이 여러 번 등장합니다.

그런데 통상 카드깡이라고 하면 물건을 산 것처럼 카드로 선 결제를 하고

결제한 매장에서 일부금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떼고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걸 말하는데요.

이번에 문제가 된 건 카드깡이라기 보단 카드 바꿔치기거든요.

두 사람이 단순히 카드 바꿔치기를 카드깡으로 혼동한 건지 혹시라도 과거에 실제로도 카드깡을 했는지도 규명돼야 할 대목입니다.

Q6 법인카드로 이렇게 쓰고 있다는 걸 김혜경 씨가 몰랐을 수 있나요?

A 씨는 김혜경 씨가 몰랐을리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신만 해도 쇠고기와 초밥 등 음식을 수시로 그리고 자택으로 전달해 줬는데, 어떻게 모를 수 있었겠느냐는 거죠.

Q7 (태현)그 다음, 대리 약 처방 논란으로 넘어가죠. 결국 대리처방 받은 약의 주인이 김혜경 씨인지, 배 전 사무관 인지, 이게 핵심이죠?

네, 실제로 누가 먹을 약이었는 지에 따라 대리처방 여부가 갈릴텐데요.

지난해 2월 경기도청부속 의원에서 환자 명의를 도청 여성 공무원으로 해 처방받은 호르몬제에 대해서 배 전 사무관은 "본인이 복용했다"고 해명을 했죠.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습니다.

배 씨가 처방전을 받기 위해 다른 사람을 내세울 이유가 일단 분명치 않고요.

유명인이나 공인도 아닌 배씨가 처방을 받을 때 자기 이름을 숨길 이유가 뭐냐는 거죠.

다른 의문이 드는 건 배 씨가 A 씨에게 이 약을 김혜경 씨 집 앞 소화전에 걸어놓으라고 지시했다는 점입니다.

자기가 먹을 약을 굳이 도지사 배우자 집까지 보내서 가져와야 할 사정은 정확히 해명을 않고 있습니다.

또 이 처방 두달 뒤에 김혜경 씨가 분당서울대병원에 직접 방문해서 처방 받은 약도

배 씨가 복용했다는 것과 똑같은 약이라는 점도 우연인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배 씨 주장대로라면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 똑같은 약을 먹은 셈이기 때문입니다.

Q. (찬욱) 이런 의혹들, 이재명 후보가 더 곤란해진 이유가 있다면서요?

이재명 후보가 과거에 했던 말들이 있기 때문인데요.

2016년 11월 성남시장 시절 이 후보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대리 처방 논란이 있었을 때 "검찰이 의지만 가지면 진상을 얼마든지 찾는다"며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 씨를 오늘 검찰에 고발했는데요.

이 후보 말대로 검찰이 수사 의지를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후보는 2014년 9월에는 "단 한 번이라도 공금횡령을 저지르면 공직에서 퇴출하겠다"고 했고, 경기지사 시절인 2020년 1월에는 "위계를 이용해 갑질을 하는 것은 무관용 원칙으로 일벌백계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Q.(찬욱)'의혹에도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30%대를 유지할 듯?'(유튜브 : 허**)이라는 시청자 질문이 있는데요. 김건희 씨 녹취 공개 때도 윤석열 후보 지지율에 큰 영향을 못 줬었잖아요?

지난해 12월 중순 김건희 씨 허위 이력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공정 논란과 맞물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와 김건희 씨는 사과했고요.

젊은 세대, 공정과 갑질에 민감한만큼 이번 김혜경 씨 의혹, 이재명 후보 지지율에 마이너스 요인인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또 김혜경 씨가 얼마 전 방송에서 후보 부인에 대해 "무한 검증해야 한다"고 말한 게 있어 입장이 더 난처할 텐데요.

관건은 속도입니다.

이 논란이 지속되면 이 후보 지지율 타격은 커질테고 빨리 수습된다면 반등의 여지가 남겠지요.